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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라 유통망에 의약품 넣으니 아프리카 오지에도 배달”
2024.11.06 15:15
운영자
“관습 뛰어넘는 발상이 AI혁신 불러
서로 무관한 네트워크 연결해보면… 새로운 가치 창출 기회 찾을 수 있어”
“AI 시대 혁신의 열쇠는 막대한 예산과 시간 투입이 아니라 관습을 뛰어넘는 생각에 있다.”
파울로 새버짓 옥스퍼드대 사이드경영대학원 교수(사진)는 동아일보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AI 시대에 갖춰야 할 기업가 정신의 핵심으로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 창의적 접근”을 강조했다. 그는 “익숙한 재료를 조금만 다르게 엮으면 혁신의 길이 보이지만 기존의 매뉴얼 때문에 다른 접근법을 찾지 않게 된다”며 “관습을 무시하고 정면으로 도전해야 문제의 해결 방법을 발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내달 ‘동아비즈니스포럼 2024’의 연사로 나서는 새버짓 교수는 특히 대기업들이 독창성과 패기로 무장한 소규모 조직을 적극 활용하면 효율적으로 혁신을 달성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른바 ‘치열한 조직(Scrappiest Organizations)’으로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조언이다. ‘스크래피스트(Scrappiest)’는 엉성하다는 뜻도 있지만 ‘도전적인’ ‘결단력 있는’ 등의 뜻도 있다. 새버짓 교수는 큰 예산을 투입하지 않고도 독창적인 방법으로 솔루션을 찾는, ‘작고 끈기 있는 치열한 조직’이란 의미로 이 단어를 설명했다. 자신의 저서 ‘4가지 해결책(The Four Workarounds)’에 등장하는 이 개념에 대해 새버짓 교수는 “치열함이라는 잠재력을 활용하면 막대한 예산이나 시간을 들이지 않고도 경쟁력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치열한 조직은 크게 4가지 핵심 전략을 사용한다. 피기백(piggyback), 허점(loophole), 원형교차로(roundabout), 차선책(next best)이다. 이 가운데 새버짓 교수가 특히 강조하는 키워드는 피기백이다. ‘편승하기’로 해석되는 이 전략은 서로 관련 없어 보이는 기존 시스템과 네트워크를 색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고 연결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뜻한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아프리카 잠비아 지역에서 보건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영국 비영리단체 ‘콜라라이프(ColaLife)’를 제시했다. 오지에도 공급되는 탄산음료의 유통망에서 의약품 공급의 단초를 찾은 사례다. 새버짓 교수는 “이미 활용되고 있는 코카콜라의 유통망을 빌려 아프리카 지역 영유아 사망의 주요 원인인 설사병의 약을 효과적으로 보급한 사례”라며 “이처럼 작지만 창의적인 조직의 성공에서 혁신적인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방법의 단초를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